학창 시절, 각 대학에서 국어운동학생회 회원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는
모람께서 글을 남기는 방입니다. 잊을 수 없는 추억 거리를 적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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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로 2005년 06월 05일 22시 30분에 남긴 글입니다.
1992년 조순 한국은행 총재에게 보낸 건의문

아래 글은 12년 전 전 서울대 교수 조순이 한국은행 총재로 있을 때 보낸 공문입니다. 난 그가 법을 지키고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알고 아래 건의문은 보냈는데 모른 체 하더군요. 그가 지독한 한자 숭배자인 줄을 몰랐습니다. 정부기관의 현판은 한글로 쓰게 되었는데 한국은행 현판이 韓國銀行이라 되어 있어서 규정을 지키라는 건의였는데 묵살하길 래 조순 총재실에 왜 아무 답이 없느냐고 따지니 마지못해 답변을 보냈더군요. 한국은행 그 뒤 알고 보니 한자가 무슨 구세주인 거처럼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훌륭한 학자요 민족 지도자로 아는 데 저는 아니 올시다입니다.

그 다음 해 그가 한국은행 총재를 떨려난 뒤 한글날에 한국은행에 항의 방문해 한글로 바꾸게 했습니다. 조순이라면 안 들어주었지만 그 다음 총재는 들어주어서 지금은 현판이 한글로 [한국은행]으로 되어있습니다. 한글 사랑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입니다. 지금 조순은 한자혼용운동에 앞장 서면서 한자로 된 옛책을 국역하는 일을 하는 민족문화연구소 소장인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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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글(한겨레의 말과 글)을 살려서 민종정기 드높이자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회
110-360 서울 종로구 와룡동 95 한글문화원 206호

국운대동 92-4-1 1992.4.3
보낸 이 : 전국국어운동대학생 동문회 (담당 자 이대로 2244-1944)
받는 이 : 한국은행 총재

제목 : 한자와 영어로만 되어있는 한국은행 현판을 한글로 써주길 바라는 건의

많은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받고 있는 조 순 교수께서 한국은행 총재가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합니다.

우리들은 한말글을 즐겨 쓰고 사랑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된 도리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밝게하는 길이라 굳게 믿고 한말글 사랑운동을 하고 있는 젊은 국민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은행 현판 글씨가 우리글인 한글은 없이 한자와 연문으로만 되어 있어 섭섭했는데 우리가 믿는 조순 교수께서 한국은행 총재가 되셨기에 시정해주실 줄 믿고 건의합니다.

건의하는 까닭은 1. 정부기관 현판은 한글로 쓰게 되어있는 법과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별첨 참조)

2. 정부기관 스스로 법과 규정을 어기는 건 정부의 권위와 나라의 체면을 떨어지게 하는 일입니다.

3. 민주, 법치국가로 자리잡아가고 한글세상이 다 된 때에 제 나라의 말글이 중요함을 깨닫지 못하고 남의 나라 말글만 섬기는 건 부끄런 일입니다.

아울러 보도자료와 공문서도 한글로 써 주실 것을 건의합니다. 우리의 건의를 들어주시면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더 얻어 정책수행이 더 잘 될 것입니다. 5공화국 때부터 중앙 정부기관 회의 자료와 보도자료, 공문서 들에 한자와 외국어를 많이 섞어 쓰고 있는데 한글전용법과 정부공문서 규정을 위반한 것입니다. 하급기관은 규정을 잘 지키는 데 중앙 정부기관이 어기는 건 더 큰 잘못입니다. 한국은행이 한글사랑 모범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1992년 4월 3일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 최노석

벌첨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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