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각 대학에서 국어운동학생회 회원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는
모람께서 글을 남기는 방입니다. 잊을 수 없는 추억 거리를 적어 주세요.

98  1/8 모람되기 들어가기
이 대로 2005년 06월 11일 07시 50분에 남긴 글입니다.
1994년 조선일보 한자타령을 혼내주려했던 글

1994년 조선일보는 한자가 중요한 국제화 시대라면서 일제시대 말글살이로 되돌리려는 이른바 '한자복권'운동을 했다. 한글만 쓰기는 잘못된 것이고 일본과 중국이 한자를 쓰니 우리도 한자를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써야한다는 주장 등을 조선일보 1쪽에 17회 째 연재하던 날, 한글단체는 동숭동 문예진흥원 강당에 그 규탄대회를 열었다. 조선일보의 잘못을 꾸짓는 말씀을 하는 강사로 안호상 초대 문교부장관, 김동길 연세대교수 , 백기완 민주운동가, 이진우 변호사가 나서고, 강연을 마친 뒤 아래 결의문을 내가 읽었다.

2월 25일 저녁에 한글운동 별동대인 '바로모임'은 조선일보의 못된 짓을 막기 위해 다른 단체와 힘을 모아 시위도 하고 조선일보를 보지 말자는 운동을 하는 등 대책회의를 한글회관에서 할 때 조선일보에 근무하는 신향식 후배로부터 "조선일보 노조회보에 전태수기자가 한자복권운동은 잘못이라는 글을 전면에 썼다"는 소식이 와서 늦은 밤에 인쇄소를 찾아 그 회보를 수천 장 복사해 거리에서 뿌리고 국어교사 모임을 꾸리고 있던 김두루한 후배가 쓴 조선일보를 규탄하는 글을 발표했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25회까지인가 연재하겠다던 한자복권운동 글을 17회로 끝낸 일이 있다. 조선일보 노조와 전태수, 신향식기자,그리고 그 때 한글을 지키는 데 힘쓴 모든 불들께 고마운 생각을 하면서 그 때 글 두 개를 옮긴다.

이대로
------------------------------------------------------------------------

결의문

한글은 민중의 글자이며, 민주사회의 밑바탕 힘이며, 배달겨레의 가장 뚜렷한 보람이다. 그 당연한 결과로서 이제 한글은 우리 겨레 생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한자 중독에 걸린 일부 세력이 민족사의 흐름을 거스르고, 우리 사회를 중세 한문시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중대한 사태로 보고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우리는 한자복권 운동을 민족사에 대한 도전으로 단정하고, 그러한 움직임을 막는 데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

1. 우리는 한자 애용론을 펴는 개인과 단체를 반민주 사대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주장과 논거가 모두 반 이성행위이며 거짓임을 온 겨레에 알린다.

1. 우리는 한글이 우리겨레의 오늘과 앞날을 밝게 하는 데 가장 강력한 추진도구임을 굳게 믿고, 이를 갈고 닦고 펼치는 데 더욱 힘쓴다.

1. 우리는 국제화, 세계화가 우리 겨레의 자존과 번영을 한 것이어야지, 우리 것을 다 버리는 쓸개빠진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믿으며, 우리 것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에 힘쓴다.

1994.2.26

한글을 사랑하는 배달겨레들

---------------------------------------------------------------
한자복권 운동에 미쳐 날뛰는 조선일보를 규탄한다.

- 조선일보의 우리말글 없애기에 함께 맞서 싸우자 -

요즈음 조선일보가 한자복권 운동(?)에 미쳐 날뛰고 있다. 이에 우리는 이 땅의 앞날을 열어나갈 2세 교육을 맡은이로서 난데없이 20세기 전반기 일본 닮기(일본화)교육으로 돌아가려는 속셈을 경계하면서 피끓는 가슴으로 조선일보의 만행을 역사와 겨레 앞에 엄숙히 고발한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랑하는 온 겨레와 이 일에 힘쓰는 여러 단체가 힘을 모아 조선일보의 만행을 규탄하는 바이다. 이와 함께 우리는 그동안 해묵은 '한자타령'에 좀더 힘차게 맞서 싸우지 못했음을 반성하면서 한자 문제는 더 이상 논쟁거리가 되어서는 안되며, 오히려 21세기 정보시대에 겨레 힘을 기를 수 있는 한말글(우리말과 한글)연구와 운동에 온 겨레가 슬기를 모아 나설 것을 바라며 오늘 벌어진 조선일보의 우리말글 없애기 술책에 함께 맞서 싸울 것을 긴급히 제안하는 바이다.

1 '조선일보의 한자타령'이 왜 잘못된 것인가를 철저히 파헤칩시다.

우리는 말글살이는 한글로만 가로 쓸 때 제대로 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국제화니 동양문화권이니 떠드는 것은 우리 문화를 버리고 남의 문화에 기대려는 문화 사대주의로서 그 속셈은 일본 닮기를 통한 신대동아공영권 만들기임을 밝혀냅시다.

2. 조선일보가 지닌 곡필사를 온 겨레에게 널리 알리자.

그동안 조설일보 74년사는 곡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정실업침목회라는 친일 기관지로부터 출발한 이 신문은 일제 만행이나 과거 군사 독재에 호응하면서 온 겨레의 뜻에 어긋나는 상업주의, 기회주의 논조를 민족지란 미명 아래 마구 써 왔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온 겨레에게 널리 알려야 합니다.

3. 조선일보를 안 사 보고, 바로 보는 운동을 펼치자.

이제 우리는 조선일보를 사 보지 말고 잘못된 기사를 바로 잡는 일에 함께 힘써 나가야 합니다. 이른바 한자 타령의 경우에 얼마나 거짓되고 허황한 이야기가 많습니까? 광복 된 지 50년이 다 되도록 아직도 한글 가로짜기 신문으로 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겨레 위에 언론이 지닌 힘을 이용하여 봉사하기보다 군림하려는 자세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에 우리는 참으로 조선일보를 올바로 세우려는 많은 이들과 함께 조선일보를 안 사 보고 바로 보는 운동을 펼칩시다.

조선일보에 요구함

첫째, 지금 벌이고 있는 한자복권 운동을 즉시 멈추어라.
둘째, 한자복권에 관련된 기사를 왜곡해서 보도하지 마라.
셋째, 일제 때 친일 행각과 과거 독재 정권의 시녀 노릇하던 잘못을 반성하라.
넷째, 국제화의 근본 과제는 교육 문제로 풀어야 하는 데, 한자문제로 풀자는 식의 잘못된 주장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 마라!

1994년 2월 26일

한말글교육학회 회장 김두루한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신의키스

지음권㉨1967-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