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각 대학에서 국어운동학생회 회원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는
모람께서 글을 남기는 방입니다. 잊을 수 없는 추억 거리를 적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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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 2000년 06월 06일 01시 22분에 남긴 글입니다.
운명인개벼~~~~.(효성여대 한글한빛을 처음 만났을때)

다른 대학에 비해 효성여대(현 효성카톨릭대)의 한글동아리의 역사는 참 짧다. 90학번인 내가 창단모람에 올랐을 정도니...

처음 대학에 입학해 여러 동아리를 기웃거릴때쯤 같은과 친구하나가 한글한빛에 가보려는데 같이 따라가자고 했다. 모두 잘 아시겠지만 여자들은 어딜가든-화장실 포함-누군가와 함께 가는걸 참좋아한다.

그래서 그냥 같다. 아무생각도 의미도 없이...
당시 한글한빛은 모임방이 없었다.
국어국문학과 학회실에 더부살이를 하고있는 그저 전공동아리정도.

근데 그곳에서 참 얄궂은 89학번 선배 한명을 만났다.
그 선배는 대뜸 자기이름을 말하길 '한미루'라고 했다.
'한미루?' 이름이 미루라...좀 특이하다는 생각이 마무리 되기전에 한미루 선배는 내게 종이 한장을 내밀었다.
"모람알기다. 써라."
당시 채민수 버젼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전 단지 따라왔을뿐...전 무예동아리 가입할꺼...' 그저 생각뿐...
한미루라는 괴물선배와 같이있던 자신을 '괴리'라 밝힌 선배 한명이 재빨리 볼펜 한자루를 내밀었다.
당시 나는 이게 뭐하는 모임인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모람알기란것을 써 내려갔다.
'안오면 돼지뭐.'라는 어리석은(?)생각을 가지고...

다음날, 해는 다시 뜨고 나는 다시 학교란 곳을 같는데 강의실 앞에 어제 만났던 얄궂은 선배 둘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꾸뻑" 아예 큰절을 올렸다. 그러곤 지나려는데 미루란 선배가 날 세운다. "이거 갖고 가라!" - 참 터프했다.(지금도 마찬가지)-
난 대답했다 '왜요?' 이건 마음의 대답이고 "네~~~"이게 실제 대답이다. 그건 수십여장의 모람알기라는 소위 회원가입서였다.
선배말이 이번주까지 20명을 채워야 정식 동아리로 승격이 되는데 나더러 가능한 많은 수를 채워 오라는거다.

난 참 순진했다.
그 길로 강의실로 들어간 나는 교탁앞에 서서 소리쳤다.
"여기 주목! ... 에... 나 알지? 음...잘 알거고...(종이를 들며) 이거 동아리 가입서인데 생각있냐? 음...이게 무슨 모임이냐면 한글한빛이라고 이게 뭐냐면... ... 이름에서 벌써 느낌이 팍 오지않냐? 뭔가 민족적인 냄새가 풍기는게...관심없냐?"
근데 말이다 나의 이 연설(?)도 힘이란게 있었는지 자그마치 두명이나 가입서를 달라는게 아닌가!
갑자기 뭔가를 이뤘다는 성취감이 온 몸을 휩돌고 그와 동시에 자랑스러움에 어깨를 쫙 펴고 눈섭이 휘날려라 선배들에게 달려갔다.
"선배님! 두명 접수 받았습니다."나의 우렁찬 목소리는 국어국문하과 학회실을 울렸고 한미루라는 신비스런(?) 선배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나는 한글한빛이라는 모임에 코를 꿰였다.
어떤 의미도 동기도 의사도 없이 시작된 활동.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나의 4년 학창시절을 아예 전부를 채워버린 모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에게 '보다 활발히, 적극적으로...'라며 끌어당기고 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아이 엄마가 되고난 지금에도 한미루선배를 만나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운명인개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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