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각 대학에서 국어운동학생회 회원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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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2000년 05월 13일 09시 54분에 남긴 글입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1969년 회보에 썼던 내 글


1969년 대학생 때 우리 모임 회보에 내가 썻던 글 둘을 옮긴다. 그 때 활동 상황과 생각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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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을 돌이켜 보며 [국어운동은 끝이 없다]

동국대 농경과 4년 이택로(이대로)

1.또 해가 바뀌고 새 학기가 왔다. 이와 같이 해서 우리의 모임도 나이를 하나 더하게 되었고 더 많은 일들과 고심이 쌓이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모여 활동한 세월이 영겁에 비하면 짧은 순간이겠지만 결코 우리에겐 짧은 세월이 아니었다. 우리의 적지 않은 피와 땀을 말려버린 금보다 귀하고 숨막히게 바쁘기도 하고 지루한 날들이었다.

아직 지난날들을 추억으로 돌이켜 맛보고 있을 때는 아니다. 지금 내가 지난날을 돌이켜보려 함은 보다 힘찬 오늘의 활동과 발전된 내일을 갖기 위해서다. 아직 우리의 뜻한바 목적이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우리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는 듯하나 더 많은 우리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다.

2.우리의 뜻과 우리 모습

그럼 우리는 지난날 무슨 생각에 어떤 일들을 하였는가? 지난날 우리가 세상에 인쇄물로서 내놓은 우리의 회지 회보 선언문 회칙 우리 노래들을 중심으로 간추려 본다. 우리가 겉으로 한글전용과 국어정화 우리말 애호를 부르짖었지만 그 속에 흐른 우리의 생각들은 무엇이었고 우리의 모습은 어떠했나?

[가] 우리는 떳떳한 조국, 잘사는 조국을 원했다.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조국 현대화를 완수하기 위해서 민족문화 발전과 국가의 주체성을 살리기 위해서 ...(선언문)"

"...내 말, 내 글, 내 조국이 그 얼마나 굳셀 손가...(내말 내글 -국어운동학생회 노래)"

위 몇 귀절에서도 엿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우리는 조국을 뜨겁게 사랑했고 조국의 발전을 간절히 바랬다. 조국의 발전과 평화가 곧 나의 발전이요 평화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의 젊음과 정렬을 조국의 발전에 보탬이 되려 했다.

[나] 우리는 창조자, 봉사자, 개혁자였다.

한글전용은 부강된 조국을 이룩하고 국제 경쟁에서 이기고 우리의 힘이 세계무대로 뻗어나가 일류평화와 문화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기초요 바탕이 됨을 먼저 깊이 깨닫고 국민들에게 우리의 뜻을 알리고 생활화 하기에 우리의 힘을 아끼지 않았다.
광화문과 서울역 지하도에서, 거리에서 ,뻐스안에서, 또는 방송국, 신문사를 찾아 우리 호소문을 전달한 것은 우리 개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더 새롭고 좋은 우리 사회를 이루기 위한 숭고한 봉사, 희생, 개혁 정신의 나타냄이었다.

[다] 우리 겨레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함께 우리 얼을 맑게 되살리고 민족 주체성을 확립하려는데 힘 바쳤다.

아무리 우리 역사, 지리, 현실 여건이 외세의 영향력과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더라도 될 수 있는 한 우리의 모든 방법과 힘을 다해서 외세의 영향력을 벗어나서 오히려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을 이끌 수 있는 민족이 되겠다는 강렬하고 깨끗한 뜻이 있었다.

"...이제라도 우리 조상들이 이루지 못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또 욕된 과거를 청산하고 자손만대의 한을 더 이상 남기지 않기 위해서...(선언문)에 우리 뜻이 담겨 있다.
비록 오늘 우리는 어렵더라도 후손에게 자랑스런 조국과 조상을 남겨 주고 싶었던 것이다.

[라] 과거의 시위와 같이 순간적, 감정 발동에 의한 겉 잡을 수 없는 혼란을 가져오는 학생운동이 아닌 조용하고 참신한 연구와 호소 속에 국민을 깨우치고 분발을 촉구하는 애국, 사회 발전 운동이었다.
말과 글로서 우리의 뜻을 알리고 조사 연구 발표하고 뜻 있는 분을 찾아 토론하며 밝은 내일을 찾으려 애썼다. (간판 바로잡기. 여론조사, 고운이름 자랑하기 운동)

3. 오늘 우리 앞엔 더욱 많은 일이 있으며 굳은 각오와 힘을 필요로 한다.
어떤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한글전용 정책 수립과 관계 단체의 활발한 협력에 의해 우리의 성과가 빛을 잃게 되었으며 우리는 맥이 빠졌고 할 일이 막연하게 되었다고도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우리 목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어떤 보상을 바라고 일한 것은 아니지만 크고 있는 학생 신분으로서 지원 없는 처지에 당황하고 주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어디 우리 말과 글이 깨끗하고 쉽고 바르고 풍부하고 너르게 되었는가? 어디 한글전용이 완전히 되었고 민족 주체성이 완전히 서 있고 국가가 부강하게 되었는가?
우리는 오늘 서둘러 스스로의 힘을 키워야겠고 힘을 모아 싸워야겠다. 이제 한글 전용의 찬반을 다질 때는 지났다. 이 땅에 국어운동 정신을 넓고 깊게 뿌리 내리고 한글전용의 장점을 최대로 살릴 길을 찾아야겠다. 국어운동은 끝이 없고 끝나지 않았다.

1969년 3.20 [국어운동 학생 연합회 회보 2호. 19-21쪽]


1968년 박 대통령이 한글전용 정책을 철저히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많은 국민들이 한글전용 운동은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우리 국어운동 학생회 회원들도 우리가 할 일을 다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모임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고 앞으로 더 일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서, 우리가 할 일이 끝날 것이 아니고 오히려 더 많은 일들이 있다는 뜻으로 윗 글을 썼었다. 우리가 한글전용을 주장한 것은 곧 나라사랑, 겨레사랑이었고, 그 일은 끝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그 때 내 생각이 옳았고 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국어운동을 했다. 발바닥이 안보이게 뛴다는 말이 있는데 그 때 난 그렇게 바쁘게 학생 운동을 했다.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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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 바라는 마음
동국대 농경과 4년 1969

생각한 바가 있어서, 느낀 것이 있어서 우리는 국어운동 학생회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벌써 우리가 모인지 3년이란 세월이 가까워 온다. 3년이란 세월이 영겁에 비하면 짧은 순간이겠지만 그 동안 우리들에겐 울지 못할, 웃지 못할 갖가지 일들이 많았다.
그리고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이 모임 아래 같이 괴로워하고 땀을 흘리며 참된 즐거움을 찾으려 했다. 기나긴 배달겨레 역사 속에 아름답고 자랑스런 얘기를 새겨 놓고 싶었다. 어둡고 시끄런 인간세계를 언제나 밟고 평화롭게 밝혀 주는 꺼지지 않는 등불을 모시는 찬란한 누각을, 온 인류가 우러러보는 누각을 한반도에 세우는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모임이었다.
나만 잘났다고 생각하고, 내 것은 모두 다 제일이라 자랑하고, 나만 잘되려 하는 것은 잘못이겠지만 지난날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우리가 우리의 것을 아끼고 키우지 않고 우리 힘을 기르지 않았을 때 다른 나라, 다른 겨레한테 받은 대접이 어떠했는가를 알아야겠고, 외세가 이 나라 이 겨레를 잘 보살펴 주지만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또한 세계 어느 나라 역사를 헤쳐 봐도 남의 나라, 남의 겨레를 자기 나라 자기 겨레같이 생각하고 돌봐 주고 다룬 일은 없는 것 같다. 가능하면 자기 나라, 자기 겨레를 위해 이용하고 괴롭혔던 것이 근본 생리였다.
세계가 한 나라가 아닌 지금, 또 우리의 처지가 자랑스럽지 못한 지금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우리 힘으로 우리 것을 만들고 우리 힘을 키우고 우리 것을 아껴야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느낌을 조금이라도 마음 만으로가 아닌, 실제 행동으로 나타내려 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어리다. 그리고 모르는 것이 많다.
그래서 잘못이 있을 수 있었지만 오해도 적지 않았고 필요 이상의 반발을 받기도 했었다.
이제 졸업을 하게 됨에 학생 회원의 옷을 벗으려는 지금, 지난날 우리의 얘기와 일들을 코웃음으로 받아 주던 분들께 진정한 당신들의 속마음을 보여 달라고 하고 싶다.
[畵面에 分散된 '매스' 그 工程이 끝나면 '나이프'와 繪具로 매스의 두드러진 觸角들을 덮어 하나의 에머선의 境位로 이끌어 나가는 作畵過程 ... 여기에 金順連여사의 마타에르이 얼굴을 들고 나타나는 모티브의 完成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作品을 보고 느끼는 첫무드이다.... 아닌게 아니라 에스프리의 미숙을 돌봄이 없이 새로운 조형의 세계에 도전하는 우리의 익스페리먼트의 거개가 모티브나 검퍼지션의...(매일경제신문 -感度높은 距離의 처리-라는 제목으로 '活'이라는 사람의 글]

위 예문은 오늘 저녁에 내가 본 신문 내용 중의 하나다. 진정으로 신문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면, 또 이 글이 작품을 이해시키고 자기 뜻을 밝히는 글이라면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신문에 "...거개가 모티브나 컴퍼지션의..."식으로 외국말을 섞어 써야 될까 의문이며 이런 사람이 우리 정신을 틀렸다고 코웃음으로 넘겨 버리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알고 싶다.
집안 사정이 허락치 않아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도 쉽게 세상을 알고 남의 뜻을 알아서 민주 시민으로서 떳떳이 행세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1969.9.20 국어운동학생회 연합회 회보 내일2호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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