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각 대학에서 국어운동학생회 회원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는
모람께서 글을 남기는 방입니다. 잊을 수 없는 추억 거리를 적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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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2000년 05월 24일 09시 39분에 남긴 글입니다.
한갑수 선생님의 증언

한갑수 선생님 말씀 - 국어운동대학생회는 힘이 세다

지금부터 10여년 전 노태우 정권이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뺄려고
할 때 한글 단체 대표들 모임인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의 이사들
이 한글학회 회의실에서 그 대책회의를 할 때 일이다. 안호상 박
사,공병우 박사,전택부선생님 들 많은 분들이 어떻게 정부가 하는 그 짓을 못하게 막을 것인가 걱정할 때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부회장이신 한갑수 선생님이 "그 것 걱정할 것 없습니다. 대학 국
어운동학생회 회원들 말이라면 정부 사람들 꼼짝 못합니다. 대학
생들 나서게 하세요"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다른 분들은 한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고 한 선
생님 말씀이 끝나자마자 다른 분들은 내 얼굴과 최기호교수 얼굴
을 쳐다보았다. 내가 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었고
최교수가 지도교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 정부와 대통령
은 박정희 대통령과 다른 무지막지한 자들이라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가 나서서 대학생들과 함께 운동
을 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래서 가을비가 나리는 날 부산, 광주에서까지 국어운동대학생
회 회원들이 올라와 문화부로 가서 장관을 만나자고 했으나 전투
경찰들이 출동한 가운데 어문과장과 직원들이 모두 나와서 학생
들을 식당으로 안내했고 거기서 우리는 담판을 내려고 정부의 잘
못을 지적하고 문화부는 무엇하고 있느냐 따졌다. 어문과장은 한
글날이 공휴일에서 빠지지 않도록 힘쓰고 있으며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나 그 뒤 정부 태도는 바
뀌지 않았다. 우리 학생들은 다시 진눈깨비가 나리는 날 탑골공원
에서 모여 성명서를 읽고 명동까지 시위를 했다.
그 때 한글문화단체 문제안 사무총장님도 학생들과 함께 시위
에 참여했다. 그 때 애쓰신 문 선생님과 학생들이 고맙고 그립다.
시위 때 우리 학생들 숫자가 많지 않고 구호 외치는 목소리가 작
으니 호위하던 경찰이 목소리가 너무 약하다고 크게 외치라는 말
까지 했다.

그런데 그 때 한갑수 선생님이 우리 학생들을 철석같이 믿은 것
은 60년 대 우리 대학생회 활동이 정부를 움직였던 기억 때문이
다. 그 때 한글학회와 이은상님 들 많은 분들이 애썼지만 박 대통
령 마음을 움직이게 한 중요한 것은 대학생들의 외침이었다는 것
을 한갑수 선생님은 청와대에서 확인했던 것이다.
그래서 한갑수 선생님은 대학생들이 나서야 정부가 움직인다며 아래와 같은 증언을 하셨다.

"60년 대 어느날 깊은 밤, 청와대 비서실에서 급한 일이라며 와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달려가니 내일 아침까지 청와대 안내판
과 모든 방의 문패를 모두 한글로 바꾸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었
다면서 내게 밤새 붓으로 써 달라 했습니다. 이튼 날 미국에서
큰 손님이 오는데 우리 자존심을 보여주기 위해 한자로 된 명패
를 우리 글자인 한글로 써야 겠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셨다는 것
입니다. 대학생들이 우리 말글 사랑을 외치니 대통령 마음이 움
직였던 것입니다. 대학생들 말이라면 정부는 쩔쩔맵니다"

난 그 말씀을 듣고 60년 대 우리 국어운동대학생회 활동이 큰
성공을 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꼈으며 박 대통령이 고마웠습
니다. 난 대학생 때 박 대통령의 3선 개헌 반대 시위도 한 일이
있고 유신독재정치를 한 박 대통령을 못마땅해 생각했었는데
한갑수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나니 그 분은 지금 대통령과 다른 분
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을 청와대 초청해서 [大道無門]
이란 한자 붓글씨를 큰 자랑삼아 쓴 일이 있고,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에 국빈으로 가서 서투른 영어로 연설한 것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로 보였습니다. 얼찬이와 얼간이가 무엇이 다른지 알 만한
본보기 입니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보람(배지)의 [國]자도 한글로 [국]이라 바
꾸게 했고, 국회의원 이름패도 한글로 쓰고 모든 공문서를 한글만
으로 쓰게 했습니다. 그러나 친일 찌꺼기 학자와 정치 모리배들이
그것을 못하게 해서 지금까지 한글이 제 빛을 못 봤습니다.
그 때 대통령 부인인 육영수 여사는 농촌운동학생 모임 대표들
을 청와대로 불러 표창장과 격려금을 준 일이 있고 우리 국어운
동학생회 대표도 불러 표창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은 프
로 야구 선수와 골프 선수만 불러 훈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박 대통령 때 나라는 일어났고 지금은 나라꼴이 개판입
니다. 지도자가 깨어있고 국민의 바른 소리를 골라 들을 줄 아느
냐 모르느냐의 결과는 매우 다릅니다.

우리들은 세상을 바꿨던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시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태도를 고맙게 생각합시다. 다시 모여 쓰러지는 나라를 일으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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