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병우 상 제정에 필요한 자료 문건과 공 박사님 추모의 글을 올리는 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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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로 2000년 12월 13일 09시 36분에 남긴 글입니다.
나모 박흥호 사장과 공병우 박사님

오늘도 이런저런 일이 걱정이 되어 일찍 일어났다. 신문에 또 무
슨 골치아픈 소식이 있나 밖에 나가 신문을 가지고 들어와 펼처봤다. 중일일보 55쪽에 낮익은 얼굴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나모 박
흥호 사장이 환하게 웃는 사진이다. 반갑고 고마웠다.

[기술로는 마이크로 소프트사 제품 눌러] [정보화 공로로 산업포
장 받은 박흥호 사장] 이라는 제목으로 박사장에 대한 기사가 한
쪽 가득하다. 우리 동문이 좋은 일을 하고 또 세상에서 인정을 받
고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이 기뻤다.

그는 일 년 중 반은 기술 개발과 새 제품 선전을 위해 미국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고 회
사를 크게 일으킬 것이란 자신있는 모습이 보여 흐믓하다. 신문
에 난 그 기사 내용을 조금 옮긴다.

- 공병우 박사를 통해 이 분야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대학 2학년 때 은사 한 분이 앞으로는 글자생활을 기계로 해야
한다면서 타이핑 연습을 시켜줬다. 기계로 해보니까 너무 좋았다. 그 타자기가 공병우 타자기였다. 교사로 발령 받은 뒤 우연히 공
박사의 자서전을 읽었는데, 남다른 업적에 절로 머리가 숙여져
편지를 보냈다. 그런데 바로 답장이 왔다. 한번 보자면서 기차표
까지 보내서 만나게 됐다. 연구소를 찾아 갔는데, 85세 노인이 혼
자 연구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후 석 달동안 고민하
다 겨울 방학 때 사표를 내고 무작정 상경해 연구원으로 눌러 앉
았다."

-공박사에게서 무엇을 배웠나-

"학교에서 우리 말과 글이 상당히 과학적이고 영어보다 앞선다고
배울 때는 자화자찬인 줄 알았는데 진짜 그렇더라. 당시 한글 쓰
기가 불편했는데 그런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
완성도 높은 것을 만들기 위해 목표치를 더 높게 잡고 더 악착같
이 하는 것, 탐구심을 현실화.체질화 하는 방법, 돈은 벌 수 있
어도 시간을 벌 수 없다는 것도 배웠다."

박사장이 언젠가 신문인지 방송에 나와서 자신에 관한 취재 때
공박사님에 관련된 말이 없어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에
그렇지 않아 고마웠다. 그리고 공박사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자
판 앞에 앉아 이 글을 쓴다. 10년 전 일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
나가면서 와룡동 한글문화원 시절과 공박사님이 그립다. 박흥호
사장이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얼굴도 떠오르고 그 때 동문과 후배
학생들이 생각난다.

10년 전 우리 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사무실이 한글문화원 안에 있
었다. 그리고 그 때 우리는 많은 일을 했다. 한 달에 한 번식 [한
글 사랑 이야기 마당]을 열었고 그 내용이 신문에 여러번 크게 소
개도 되었다. 그 때 공박사님은 자신의 자서전을 읽고 느낌을 보내
주는 사람에게 고마워하고 반가워 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한글
문화원에 가니 낫설을 젊은이가 있고 공박사님은 그를 내게 소개했다. 부산에서 국어 선생님 하던 젊은이인데 앞으로 함께 일하기로 했다면서 흐믓해 하셨다. 그는 대학시절 국어운동학생회 활동도 했다고 했다. 나도 반갑고 고마웠다. 나는 그 후배에게 송현 선생 이야기를 하며 열심히 잘 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니 공박사님을 잘 모시고 돌아가시기 전에 그 분의 모든 것을 배우고 뜻을 이어가라고 부탁한 일이 있다. 그 때 김한빛나리,김두루한 후배에게도 그런 말을 했었다. 옆방에선 한컴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젊은이들이 땀흘리고 있었다. 박흥호도 한컴 창업패와 합류했고 한글 역사에서 빛날 큰 일을 많이 했다.

지난 10월8일 성균관대학교 강당에서 한글문화연대 행사에 축사를
해주기 위해 나와 김근태의원과 한컴 전하진사장이 대기실에 있을
때 전사장은 내게 [ 한컴에 처음 사장으로 가니 그 임원과 직원들
전이 모두 한글운동가이고 한글사랑 정신이 떠거운 것을 보고 놀랐
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 그들은 공병우박사의 한글
사랑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들이고 돈만 벌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한글을 빛내기 위해 일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한컴은 그런
회사이어서 많은 국민들이 한컴 살리기 운동을 했고 당신이 사장
이 되었다. 잘 키우고 돈을 많이 벌어 한글을 위해 좋은 일 많이
하길 바란다]라고 부탁한 일이 있다. 그 때 다시한번 한글문화원
에 드나들던 그 창업자들이 떠오르고 고마운 생각을 한다.

4년 전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한글학회에 들렀을 때 박흥호사장이
땀을 흘리며 컴퓨터를 나르고 있는 것을 보고 한컴을 나온 줄 알
았고 나는 걱정이 되어 [ 잘하라. 성공해야 한다. 공박사님을 잊
지 말자]고 말했고 그는[잘 할 것이고 잘 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진짜 그는 잘하고 있고 성공했다. 그러나 계속 공박사님의 정신
과 처음 한글문화원에 왔을 때 마음을 간직하고 머리가 하얗게
늙을 때까지 좋은 일 많이 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가 국어운동학
생회 동문임도 잊지 말고고 동문회와 공박사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힘써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스승, 우리 선배 공병우 박사님은 참으로 훌륭한 분이었
고 좋은 분이었다. 우리 후배들은 이 분 정신과 업적을 본받고
한글을 빛내기 위해 더 힘쓰자. 2000.12.11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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