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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2016년 06월 01일 16시 42분에 남긴 글입니다.
닭도리탕은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다

식품 정보가 TV나 언론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마구잡이로 전파돼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들이 정설인양 굳어진 경우가 많다. 이러한 폐해는 매우 심각해 우리나라 식품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추가 임진왜란 때 들어왔다는 근거 없는 망설이 ‘우리 김치는 백년이 안 됐다’는 헛된 주장을 만들거나 ‘떡볶이가 1970년대 이후에 나타난 음식’이라는 틀린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위 교수라는 사람도 이에 한몫을 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들의 주장은 비과학적이고 틀린 정보다. 이런 잘못된 주장들로 인해 우리 식문화 역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데 개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이들의 근거 없는 주장으로는 닭도리탕이 대표적이다. 닭도리탕에서 ‘도리’가 우리말 ‘새’를 일본어로 표현한 것이라며 ‘닭도리탕은 일본말이다’라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일본말 도리가 우리말 새인줄 몰랐던 사람에게는 그럴 듯 해 보인다. 중고등학교에서 지양해야할 일본말로 가르치게 됐고, 일부 식품관련학자들은 닭도리탕이라 하지 말고 ‘닭볶음탕’으로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어원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국립국어원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닭볶음탕을 표준어로 선정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닭도리탕의 어원 논란은 1970년대 시작된 고스톱 놀이에서 찾을 수 있다. 고스톱 용어 중 ‘고도리’는 ‘고’가 ‘다섯’을 뜻하고 ‘도리’는 ‘새’를 나타낸다. 고도리로 날 경우 이 다섯 마리 새(매조의 한 마리 새, 흑싸리에서의 한 마리 새, 공산에서의 새마리 새를 합치면 다섯 마리 새)를 잡은 경우라 해 고도리라 했다. 이 때문에 닭도리탕에서의 ‘도리’도 우리말 ‘새’를 나타내는 일본말로 닭이 새이기 때문에 따라서 닭도리탕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것이 닭도리탕의 일본말 논란이 시작된 경위이다.
결국 닭도리탕에서 도리가 일본말이라면 원래 우리 이름은 ‘닭새탕’이 맞다. 그런데 이 닭새탕에서 새를 일본말로 도리라 바꿔 닭도리탕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닭도리탕, 꿩도리탕, 토끼도리탕의 기록이 1920년대 문헌(조선무쌍신식요리법 등)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 즉 일제합병기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닭도리탕을 즐겨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닭도리탕을 자주 만들어 먹었던 그 예전에 일본식 이름으로 부를 이유가 있었을까?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일본어를 알았을까? 시간적으로 ‘도리(とり)’라는 일본말을 알 수 없다. 굳이 닭하고 탕 사이에 새를 넣어서 새를 일본말 도리로 바꿔 닭도리탕이라 불렀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만일 그렇다면 토끼도리탕도 왜 도리를 넣어 붙였느냐는 점에 의문이 생긴다.
이런 근거 없는 이야기들의 파생은 우리 식문화를 왜곡시키고 있다. 닭도리탕은 어디서 온 단어일까? 순수 우리말이다. 우리 음식은 보통 이름을 붙일 때 주재료가 먼저 나오고 필요하면 중간에 요리 과정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종류(탕, 국, 찌개, 볶음, 찜, 무침 등의 음식의 분류)가 나오는 순수한 우리말이 나오면서 이름을 짓는다. 닭을 고아서 탕을 만들면 닭곰탕이 되고, 닭을 찌면 닭찜, 김치를 넣어 찌개로 만들면 김치찌개 등이 되는 것이다.
우리말에는 ‘도려내다’와 ‘도려치다’ 또는 ‘도리치다’라는 말이 있다. 칼로 조심스럽게 도려내는 것을 ‘도려내다’, 칼이나 막대기로 돌려가면서 거칠게 쳐내는 것을 ‘도려치다’나 ‘도리치다’라고 한다. ‘도려치다’는 나중에 표준어로 ‘도리치다’로 굳어졌다. 즉 닭도리탕은 닭을 칼 등으로 도리치어 탕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생긴 우리말이다.
언어학계 일각에서는 윗도리와 아랫도리처럼 옷의 구분을 짓는 경우와 같이 닭의 부위를 자른다는 의미로 닭도리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결국 닭도리탕이라는 이름은 일본 잔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상들이 우리 음식의 이름을 굳이 자기도 모르는 일본말을 도입해 어렵게 만들 이유가 없다. 우리 음식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너무나도 많다. 이에 대한 수정, 개선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특히 언론은 음식에 대한 어원을 소개할 때 신중한 태도로 임해주길 바란다.

<권대영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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