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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임자 2015년 07월 02일 03시 19분에 남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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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자병기가 아니라 토박이말 살리기다.

교과서 한자병기 아닌 토박이말 살리고 빛내야
2015년 7월 2일 | Filed under: 인문,종합뉴스 | Posted by: IT News


박근혜 정부가 지난 45년 동안 한글로만 만들던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고 나서서 세상이 시끄럽다. 처음 교과서를 한글로 만든 것은 지금부터 130여 년 전인 1886년에 조선 고종 때 우리나라 최초 신식 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온 미국인 헐버트 선생이 1889년에 만든 ‘사민필지’란 세계사회지리 책이다. 그 뒤 주시경 선생이 말본이나 배움책을 한글로 만든 일이 있으나 나라 정책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1910년에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엔 일본식으로 한자혼용을 했다. 그러나 광복 뒤 미국 군정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한글로 배움책을 만들어왔다.

이것은 말글살이 혁명이었다. 수천 년 동안 중국 한문 말글살이를 했고, 일본 식민지 때엔 일본 말글이 나라 말이고 나라 글이어서 우리 한말글이 사라질 번했다. 그러나 대한제국 때 주시경 선생이 한글을 살리려고 애쓴 뒤부터 50여 년 동안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선각자들이 한글맞춤법을 만들고, 표준말을 정하고, 우리말 말광(사전)을 만들어 광복 뒤 우리 한말글로 공문서도 쓰고 배움책을 만들 수 있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그렇지 안했다면 조선시대처럼 한문으로 배움책을 만들거나 일본 강점기 때처럼 일본 말글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진주교육지청에서 시행하는 토박이말 배움터 강연 모습


조선시대처럼 한문으로 공문서를 쓰고 배움책을 만들었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만약이지만 그랬다면 오늘날처럼 온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수 있었을까! 그런데 광복 뒤 글을 알고 쓸 수 있는 사람이 열에 둘 정도였으며 그들 가운데는 우리 한말글보다 한문이나 일본 말글을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래도 일본 식민지에서 살면서 우리 것을 살리고 빛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우리 말글로 자주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분들이 있어서 중국 한문이나 일본 글로 공문서나 배움책을 쓰지 않은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고 잘한 일이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일본식 한자혼용 말글살이에 길든 일제 지식인들은 광복 뒤 미국 군정청에서 우리 말글로 교과서를 만드는 것을 드세게 반대했다. 그 때 미 군정청 학무국이 1945년 11월에, 사회 각층의 인사 80여 명으로써, '조선 교육 심의회'를 조직하고, 조선 교육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교육의 구상을 세우려고, 각종 교육 문제를 분과 토의하는 중, '교과서 분과 위원회'(조선 교육 심의회 10개 분과 중, 9번째 분과임)에서부터 한글 학회 회원인 최현배, 장지영이 크게 활약하여, 조진만, 황신덕과 피천득 위원의 협력을 얻어, 같은 분과 위원인 조윤제의 반대가 있었으나 초, 중등 교과서는 한글로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한글로 만든다고 할 때 경성제대 출신이고 서울대 국문과 교수인 이숭녕, 일본 와세다대학 나와 고려대 총장을 하는 현상윤들과 일제 지식인들은 거세게 반대했다. 현상윤은 외솔과 논쟁에서 “어떻게 아녀자들이나 쓰는 언문으로 교과서를 만드느냐.”면서 한글쓰기를 반대했다. 또한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든 이들은 광복 뒤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애국자들이 일제가 못쓰게 한 우리 토박이말을 도로 찾아 쓰자는 운동을 할 때도 반대했다. 그래도 교과서는 한글로 만들었지만 이들 때문에 교과서 학술용어를 일본 한자말을 거의 그대로 썼다. 그 일본 식민지 찌꺼기를 쓸어내지 못해서 지금까지 우리말이 빛나지 못하고 교육이 엉망이고 계속 시끄럽다.

그 뒤 대한민국 시대에도 이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본식 한자혼용으로 바꾸려고 헌법소원도 내고 신문에 반대 광고도 내는 등 온갖 짓을 다했다. 그래도 안 되니 지난 수십 년 동안 어렵게 찾거나 새로 만들어 교과서에까지 올렸던 우리 토박이말을 몰아내고 다시 일본 한자말로 바꾸었다. 건국 초기 자연 책에 나오던 ‘쑥돌’이란 말은 ‘화강암’으로 국어책에 나오던 “이름씨, 움직씨”같은 말본 용어를 “명사, 형용사 ”같은 일본 한자말로 바꾸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책에 나오던 일본 한자말을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야금야금 늘렸다. 참으로 치밀하다.

마침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고등학교에나 나오던 어려운 한자말이 그대로 쓰이게 된다. 요즘 초등학교 산수 책엔 “덧셈, 뺄셈” 같은 토박이말은 사라지고 “가산, 감산”같은 한자말이 나오고, 한자로 써도 부모들도 잘 모를 일본식 수학용어, 각종 학술용어가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한자말을 늘리고 일본식 한자혼용 주장자들이 공부를 잘 하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서에 한자를 같이 써야 한다고 떠들으니 학부형들은 그 말이 옳은 줄 알고 있다. 그리고 한자파들이 선전하는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열심히 보고 있어 저들은 한 해에 백억이 넘는 돈을 번다고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그게 정상인줄 알고, 그 핑계로 비정상인 초등학교 한자병기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 한글을 죽이고 한자 사교육업자들을 도와주는 꼴이다. 그것도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행했다가 잘못인 줄 알고 다시 한글로 교과서를 만들기 시작해서 45년 동안 아무 탈 없이 교육을 잘했는데 말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전용 정책을 시행한 것은 잘한 일로 평가받는데 그 딸이 잘못이라고 뒤집으려고 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들과 전국 교육감들까지 교육을 망치고 애들을 괴롭히는 일이라고 반대하는데 강행하니 답답하다.  

한글로 교과서를 만들고 교육함으로써 반세기만에 온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고 그 바탕에서 국민 지식수준이 높아져서 민주주의와 나라경제가 빨리 발전해서 외국인들이 한강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놀라고 있다. 그러나 기적이 아니다. 한글이라 배우고 쓰기 쉬운 과학글자, 민주글자, 경제글자 덕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 것은 쉽게 된 것도 아니고 가만히 앉아서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깨어있는 분들이 땀 흘려 우리 말글을 다듬고 가르치고 쓰게 했기 때문에 된 일이다.

일제 강점기 때엔 한글을 갈고 닦다가 경찰에 끌려가서 목숨을 잃은 분도 있다. 그런데 광복 70주년에 일본이 좋아하고 바라는 한자병기나 혼용정책은 절대로 안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본이 바라고 좋아하는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쓰게 하려는 것은 겨레와 나라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한글도 죽일 잘못된 정책이고 복 떠는 일이다. 한글이 살고 빛나면 우리 겨레와 나라가 살고 빛난다. 이제 교과서 한자병기가 아니라 토박이말을 살리고 만들어 써야 한다.  


[이대로 초등교과서한자병기반대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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