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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로 2001년 06월 14일 23시 03분에 남긴 글입니다.
행자부는 왜 한글에 찬물을 끼얹는가!

왜 행자부는 자꾸 한글 발전에 찬물을 끼얹는가!

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반대하는 행정자치부


지난해 16대 국회가 열자마자 여야 국회의원 35명이 [한글날 국경일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을 만들고 그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지
난해 국회에서 그 공청회도 열고 빨리 통과 시켜줄 것을 결의했으나
올해까지 의안 심의도 하지 않고 있어 지난 3월에 각계 인사 수 백
명과 단체가 모여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범국민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그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국어 정책 담당부처인 문화관광부와 많
은 국회의원들이 적극 찬성하고 있으나 국경일 행사 담당부처인 행정
자치부와 일부 국회의원들이 반대해서 힘들다고 하니 매우 유감스럽다.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범국민 추진 위원회 전택부 위원장과 그 대표들
이 행자부장관을 만나 협조를 부탁하고 글로 건의한 것에 대해 행정
자치부는 지난 5월 24일자로 전택부 위원장께 보낸 공문에서 [한글제
정을 기념하는 일이 국가 수립이나 국권회복 그 자체의 뜻을 기념하
는 국경일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하여는 생각을 같이 한
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이점에서, 한글날의 국경일화는 대한
민국 정부수립이후 반세기 동안 계속 유지 되어온 국경일 근간을 바
꾸는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국경일과 법정기념일의 개념 구분 마져
어렵게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정부로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면
서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행정부가 신중을 기하는 것은 말리지 않는다. 그런데 말로는 한글을
사랑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실제는 그렇지 않고 한글과 그 제정
의미를 가볍게 보고 한글날이 국가의 경사스런 문화 국경일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것 같아 섭섭하다. 근래에 행자부가 한글 발전과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을 연달아 보여주어서 한글 창제
를 반대한 집현전 관리들을 떠올리게 한다.

1991년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뺄 때 행자부가 앞장선 일, 한글전용법과
공문서 한글 쓰기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도로 표지판과 공문
서에 한자와 외국어 병용을 강행한 일, 새주민등록증에 한글만 쓰기로
한 것을 갑자기 한자병용으로 바꾼 일, 간판과 현수막 등 옥외광고물을
한글로 쓰게 된 옥외광고물관리법 시행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거리에 미국말 간판이 판치는 것을 보고만 있는 일들이 그렇다.

행자부 관료들은 한글과 한글날이 국가 수립과 국권회복, 자주 국가 건
립에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다. 그 제정 이유와
의미부터 자주 민주 국가 건립과 딱 맞고, 실제로 민주국가 수립에도
직접 관련이 많았고 국민 문맹을 없애고 민주 시민 교육과 지식 정보
강국 건립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조선 말기 중국의 속국을 벗어나 나라이름을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독
립문을 세우며 자주국가를 건설하려 할 때 한글로 독립신문을 만들고
'암글'과 '언문'이라 부르던 훈민정음을 '국문(國文)'이라 부르면서
공문서에 쓰게 한 것 또한 한글이 자주 독립 국가 건설과 밀접한 관련
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일제 시대 국학운동을 하던 민족운동
가들이 우리 글자를 '국문'이라 부르지 못하니 '한글'이란 새 이름을 지
어 부르고 그 한글을 지키고 빛내어 겨레 얼과 자주독립정신을 키우기
위해 '한글날'을 만들어 기념하면서 한글 맞춤법과 사전을 만들었기에
광복 뒤 민주 교육을 하고 나라 기틀을 튼튼히 할 수 있게 해 준 것
또한 국가 수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1조는 [국가의 경사스런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경일을 정한다]고 되었다. 경사스럽기로 말하면 한글날도 4대 국경일
어느 것 못지 않다. 3.1운동은 우리가 절대로 잊어선 안될 일이고 그
정신 또한 받들고 이어 가야할 중대한 일이나 일제에 의해 수많은 애
국지사들이 죽임을 당하고 짓밟히면서도 성공하지 못한 슬프고 치욕스
런 일이다. 광복절도 일제 식민지를 면해주어 기쁜 일이나 미군과 소
련군이 점령하고 군정을 펼쳐서 남북 분단의 씨앗이 된 아픔이 떠오르
는 날이다. 행자부는 50년 전 혼란스런 건국 시에 정한 현 4대 국경
일만 영원한 국경일로 생각하는 것 같으나 남북통일 국가를 만들면 그
건국일이야말로 진짜 경사스런 날이니 국경일로 추가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추가 지정하는 것이 기존 국경일 근
간을 바꾸는 것도 아니고 안될 이유가 없다.

한글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소리글자로서 우리 겨레의 자랑스런 문화유
산이고 오늘날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문화생활 도구요 자주문화 창
조 무기다. 더욱이 21세기 지식 정보화시대를 맞이해 셈틀(컴퓨터)과 찰
떡 궁합인 한글을 잘 활용하게 만들고 세계화 시대 외세에 지친 국민들
에게 긍지와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서도 빨리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
하는 것이 좋다. 토요일까지 공휴일로 하자는 판에 공휴일이 많아 안된
다는 말은 핑계가 안 되니 궁색하게 떼쓰는 것이 아니라면 한글 발전의
훼방꾼은 되지 말기 바란다. 한글날을 문화국경일로 만드는 것은 겨레
생존의 길이고 자주 통일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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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권㉨1967-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