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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 2013년 07월 05일 16시 43분에 남긴 글입니다.
바른말 산책 : "그년은 나의 어머니입니다."

실제로 예전에 중학교 일학년 영어시간에서 종종 일어났던 사례입니다.

‘She is my mother.’
'그녀는(그년은) 나의 어머니입니다.'

이 문장을 우리말로 번역하시는 선생님은 이렇게 가르쳤고, 학생들은 그냥 따라 읽었습니다.

우선 이 영문을 우리말로 제대로 번역한다면 이래야 하겠지요.

  ‘그분은 제 어머니십니다.’ 또는 ‘그분은 우리 어머니세요.’

제가 ‘그녀’란 말을 싫어하고 글을 쓸 때도 피하는 까닭은 이렇습니다.

첫째, 이런 표현은 자고로 우리말에 없었고, 둘째, 우리 정서상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셋째, ‘그들’이나 ‘이들’ 같은 말은 다수의 남자에 한해 쓰지 않으면서, 굳이 단수의 여자만은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많은 경우에 이런 대이름씨는 생략을 해도 문장 구조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오히려 이 말을 남용함으로써 문장을 엉성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문화혁명의 비극을 그린 한 외국소설을 우리말로 번역한 사람은 원문을 그대로 직역하는 바람에 주인공이 자기 어머니와 할머니를 묘사할 때도 항상 ‘그녀’라고 했더군요. 세상에 (우리 나라에서) 이런 망발이 어디 있습니까?

전에는 글말에서나 가끔 쓰이던 이것이 요새는 방송에서까지 제 세상 만난 듯 입말로 마구 쓰이고 있습니다. 중학교에서 이런 식으로 영어를 배운 사람이 많은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다큐멘터리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드라마도, 생방송에 출연한 진행자도 이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잘도 쓰더군요. 그런 순간에 우리말과 우리 정서는 차츰 병들어 갈 뿐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고대소설이나 신소설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고, 그럴 필요성을 우리네 선배 작가님들은 느끼지 않았는데, 왜 지금에 와서 이런 표현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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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권㉨1967-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