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은 '우리말123 편지'를 누리편지로 보내는 성 제훈 박사가 꾸미는 글 마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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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2008년 12월 26일 14시 54분에 남긴 글입니다.
흥청거리다와 흔전거리다

안녕하세요.

성탄절 잘 보내셨나요?
누구는 그러시데요. 날마다 송년회 하느라 바빴는데 어제 하루 집에서 쉬었다고...^^*

요즘 송년회 자주 하시죠?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술통 속에서 헤엄치는 일은 없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흥청거리다'는 말이 있습니다.
흥에 겨워서 마음껏 거드럭거리다, 재산이 넉넉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아끼지 아니하고 함부로 쓰다는 뜻입니다.
본래 흥청은 기생을 뜻합니다.
조선시대 때 여러 고을에 있는 노래 잘하고 악기 잘 다루는 기생 가운데서 뛰어난 기생을 뽑아 대궐로 보냈는데 그런 기생을 '흥청(興淸)'이라고 했다네요.
이 흥청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잔치를 벌이면 무척 시끄럽겠죠.
그래서 떠들썩한 잔치를 흥청거린다나 흥청댄다고 합니다.

흥청흥청, 흥청망청이라는 낱말도 있는데,
흥청망청의 망청은 별 뜻 없이 운율을 맞추는 대구 같습니다.
'흥청'은 이렇듯 썩 좋지만은 않은 뜻이 많습니다.

'흥청'과 소리가 비슷한 '흔전거리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생활이 넉넉하여 아쉬움이 없이 돈을 잘 쓰며 지내다."는 뜻입니다.
흥청거리다와는 달리 나쁘지 않은 뜻입니다.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나이들어 서는 식구와 함께 흔전거리며 살면 좋지 싶습니다.

요즘 경제가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조금씩 아끼며 어려울 때일수록 남과 나누는 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흥청대며 술집에 바치는 돈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따뜻해지리라 믿습니다.
저부터 그렇게 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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