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은 '우리말123 편지'를 누리편지로 보내는 성 제훈 박사가 꾸미는 글 마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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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2006년 01월 16일 09시 51분에 남긴 글입니다.
터울

안녕하세요.

며친 전에 오랜만에 고향 후배를 만났습니다.
자기가 존경하는 분이라면서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선배 한 분을 모시고 왔더군요.

저를 그 사람에게 소개하면서,
"이 분은 이러저러한 사람이고, 몇 학번이고, 저와는 세 살 터울입니다."라고 하더군요.

아니, 이런..., 이런 망발이 있나...
세 살 터울이라니...
내가 알기로 돌아가신 아버님이 바람을 피운 적이 없는데...
근데 나에게 세 살 터울의 동생이 있다고?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여쭤봐야 하나? ^^*

'터울'은 좋은 우리말이지만, 나이 차이를 말하는 그런 단어가 아닙니다.
'터울'은,
"한 어머니의 먼저 낳은 아이와 다음에 낳은 아이와의 나이 차이"를 말합니다.
형제자매간에만 쓸 수 있는 단어입니다.

이런 '터울'이라는 단어를,
자기 선배에게 저를 소개하면서,
세 살 터울이라고 하면,
그 후배와 제가 배다른 형제, 아니,
아버지가 다른 형제라는 말밖에 더 되느냐고요.

웬만한 잘못은 그냥 넘어가겠는데,
이것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더군요.
잘못하면 제 부모를 욕되게 하는 일이기에...

첫 술잔이 돌자마자 잔소리를 좀 했습니다.
"터울은...어쩌고 저쩌고..."
다행히(?) 후배가 말을 잘 받아주고,
같이 오신 선배님이 이해해 주셔서 기분 좋은 자리로 끝나고,
나중에는 그 선배와 제가 너나들이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술은 좋은 겁니다. ^^*
터울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쓸 게 아닙니다. ^^*

성제훈 드림

보태기)

자기의 "남자인 어버이"를 '아버지'라고 해야지, '아버님'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아버님'은 남의 아버지, 시아버지, 돌아가신 내 아버지에게 써야 합니다.

너나들이 :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 또는 그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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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권㉨1967-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