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은 '우리말123 편지'를 누리편지로 보내는 성 제훈 박사가 꾸미는 글 마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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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2006년 01월 19일 09시 53분에 남긴 글입니다.
우리말 우리가 방송원고 14

안녕하세요.

오늘은 방송원고를 보내드리는 날입니다.
가끔 무슨 방송에 나가는 원고냐고 물어보시는데요.
지금 보내드리는 원고는,
CBS에서 정범구 박사가 진행하는 '뉴스 매거진'이라는 프로에,
매주 목요일 오전 9:40분부터 50분까지 전화로 인터뷰하는 내용입니다.

http://www.cbs.co.kr/radio/pgm/?pgm=18

오늘이 목요일이라서 지난주 목요일에 방송한 원고를 방송사의 허락을 받고 보내드리는 겁니다.
오늘 방송하는 내용은 다음 주 목요일 우리말 편지에서 보내드릴 겁니다. ^^*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아름다운 사람 많이 만나시고,
기분 좋은 일 많이 만드시길 빕니다.

성제훈 드림

정     자, 이번 주도 일단 복습부터 하고 시작해야겠죠?

성     예, 지난주엔 % 이야기를 드렸는데요. % 뒤에 오는 ‘포인트’는 %와 %를 더하거나 뺄 때 쓴다는 말씀 드렸습니다.
시상식이나 인사말[인사말]을 할 때 말하는 ‘이 자리를 빌어’는 틀린 말이고 ‘이 자리를 빌려’가 맞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방송에서 ‘잠시 후 OOO가 방송됩니다’라는 수동형 말보다는 ‘잠시 후 OOO을 방송합니다’나 ‘잠시 후 OOO을 보내드립니다.’라고 하는 게 좋다는 말씀을 드렸고요,
제출과 접수를 말씀드리면서, 학생은 원서를 내고, 그 원서를 대학이 컴퓨터를 써서 받는 것이니까, 학생이 원서를 ‘제출’하고, 그 원서를 대학이 ‘접수’하는 것처럼 제출과 접수는 다르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또, 희귀는 “드물어서 매우 진귀하다”는 뜻이므로, 세상에 별로 없는 병은 ‘희귀병’이 아닌 ‘희소병’으로 써야하고, 사람의 성씨가 드물 때도 ‘희귀 성씨’가 아니라 ‘희소 성씨’나 ‘희성’을 써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 ‘불치병’과 ‘난치병’이 다르듯이, ‘불임’과 ‘난임’도 다르므로, 상황에 따라 맞게 써야 한다고도 말씀드렸죠.
그리고 ‘부치다’ ‘붙이다’의 차이도 알려드렸는데요, 발음은 [부치다]로 같지만, 뜻은 다르므로 구별해서 써야 하는데요. 양쪽을 딱 접착시킨다는 의미가 있으면 ‘붙이다’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부치다’를 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말로, 부딪치다[부딛치다]와 부딪히다[부디치다]의 차이를 말씀드렸는데, ‘-치-’는 강조할 때 쓰고, ‘-히-’는 피동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정     고개를 숙이고 땅만 쳐다본다는 것도 잘못된 거죠?

성     예, 마침, 지난주 매거진 우체통에서 소개한 내용 중, 지하철에 타서 다들 무뚝뚝하니 있지 말고 서로 가볍게 웃어주자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그것을 설명하면서 아나운서가, “책을 본다고 아래를 쳐다보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보는 것은 좋은데 아래를 어떻게 쳐다보죠? 얼굴을 들고 하늘을 ‘쳐다본다’고 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책을 ‘내려다본다’고 해야겠죠. 근데 여기서 아나운서 이야기했다고 혼내시는 거 아니죠? ^^*

정     습관적으로 쓰던 말인데, 역시 잘못된 말이었군요.

성     우리, ‘뉴스매거진 오늘’ 게시판인 ‘매거진 우체통’에 보면, 새해 들어 소망을 적어주신 글이 많은데요. (지난번 매거진 우체통의 주제이기도 했고요)그런데 몇몇 글의 제목을 보니, ‘바램’이라는 단어를 썼더군요. ‘2006년 바램’처럼요. 이 ‘바램’은 ‘바래다’의 명사형으로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는 뜻입니다. 빛바랜 편지/색이 바래다처럼 쓰죠.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은 ‘바램’이 아니라 ‘바람’입니다. ‘바라다’의 명사형이죠. 따라서, ‘2006년 바램’이 아니라 ‘2006년 바람’이라고 써야 합니다.

정     많은 사람들이 바램이라고 알고 있는 게 아마도 ‘만남’이라는 노래 때문인 것 같은데요...

성     그렇습니다. 노사연의 만남에 보면,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하는 게 있는데, 이것도 바램이 아니라 바람이 맞습니다.
이 시간에 가끔 틀린 노래 가사를 소개 드리는데, 가사는 많은 사람이 따라 부르므로 맞춤법을 잘 따라서 써야 합니다.

정     대중가요의 경우, 그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바른말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자주 틀리는 맞춤법 몇 가지 소개해주신다고요..

성     올해가 시작한 지 벌써 열흘이 넘었는데요. 정신 번쩍 들게 흔히 틀리는 맞춤법 몇 가지 소개 드릴게요. 얼마나 잘못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조건이 복잡하거나 엄격하다”고 할 때, ‘까탈스럽다’가 아니라 ‘까다롭다’
“무엇을 갑자기 세차게 잡아당기다”는 것은 ‘나꿔채다’가 아니라 ‘낚아채다’
‘드러나지 않게 가만히’ 알려주는 것은 ‘넌즈시’가 아니라 ‘넌지시’ 알려주는 것이고,
“집안 살림에 쓰는 온갖 물건”은 ‘세간살이’가 아니라 ‘세간’이고(또는 살림살이),
“무엇을 이루려고 애를 쓰거나 우겨대는 모양”은 ‘아둥바둥’이 아니라 ‘아등바등’이고,
“잘 안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 ‘어거지’가 아니라 ‘억지’,
다리를 ‘오무’리는 게 아니라 ‘오므’리는 것이고,
‘할일없다’가 아니라 ‘하릴없다’가 맞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습관적으로 잘못 쓰는 게 많습니다.

정     그러고 보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참 많습니다...

성     올해도 일주일에 예닐곱 개씩 새롭게 배워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창조적인 사람은 메모를 많이 한다는데... 딱히 메모할 게 없어 연필로 글씨를 아무렇게나 쓰는 걸 보고 '끄적이다'나 '끄적거리다'고 하는데요. 이건 틀린 말입니다.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쓰거나 그리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는, '끼적끼적'입니다. 따라서, '끼적이다', '끼적거리다', '끼적대다'처럼 써야 합니다. 글씨를 끼적이다/몇 자를 끼적거리다/수첩에 뭔가를 끼적거리고 있었다처럼요.

정     아! 끄적이다가 아니고 끼적이다였군요...

성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글씨를 아무렇게나 마구 쓰다"는 뜻으로 '갈겨쓰다'라는 단어가 있는데요. 이 단어도 '날려쓰다'로 많이들 알고 계신데 '날려쓰다'는 사전에 없는 단어입니다.

정     어린아이가 성의없이 밥 먹는 것을 보고 “깨작깨작 먹는다”고들 하는데, 이것도 잘못 쓰는 말인가요?

성     ‘깨작깨작’과 ‘끼적끼적’의 뜻은 같습니다. ‘깨작깨작’은 ‘끼적끼적’의 작은말로, "달갑지 않은 음식을 자꾸 마지못해 굼뜨게 먹는 모양."을 말할 때, “깨작깨작 먹는다”고 하거나 “끼적끼적 먹는다”고 하는 것은 맞습니다.

정     또 울궈내다, 울궈먹다.. 같이 써도 좋은 말인가요?

성     어떤 구실로 달래거나 위협해서 제 이익을 챙기거나 무엇인가를 억지로 얻어내는 것을 ‘울궈낸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울궈내다’라는 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이것은 원래 ‘우리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것으로 표준어 형태로는 ‘우려내다, 우려먹다’입니다. 따라서 ‘돈을 울궈내다’가 아니라 ‘돈을 우려내다’로 해야 합니다.

정     비슷한 말로 ‘우리다‘ 란  말에 대해서도 좀 설명해주시죠

성     ‘우리다’에는 어떤 물건을 물에 담가서 그것의 성분이나 맛을 풀어서 낸다는 뜻도 있습니다. ‘차를 여러 번 우려먹다.’, ‘물속에 담가 두었다가 쓴맛을 우려낸다’, ‘한약을 여러 번 우려먹는다’, ‘쇠뼈를 세 번이나 우려먹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정     저도 이 말 가끔 쓰는데요.. 물방울이 여러 개 있는 그림을 보고 땡땡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잘못된 말이죠?

성     여러 가지 크기의 물방울무늬를 그린 그림을 보고 ‘땡땡이 무늬’라고 하는데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점이 있어서 ‘땡땡이 무늬’라고 생각하시는데, ‘땡땡(ててん)’은 점점(点点)의 일본발음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양, 물방울이 떨어진 모양’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말이 아닙니다. 여기에 어울리는 우리말은 ‘물방울무늬’나, ‘점박이 무늬’입니다.

정     앞으로는 ‘땡땡이 무늬’ 대신 ‘물방울무늬’나 ‘점박이 무늬’로 써야겠네요.
끝으로, 쉬운 내용으로 마무리해주시죠 ^^

성     아주 쉬운 것으로, ‘반드시/반듯이’를 구분해 볼게요. 발음은 [반드시]로 두 개가 같습니다. ‘반듯이’는 “반듯하게”라는 뜻이고, ‘반드시’는 “틀림없이 꼭”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반듯하게 개어 넣은 국기/반듯하게 눕다/모자를 반듯하게 쓰다’처럼 쓰고, 언행은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인간은 반드시 죽는다처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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