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은 '우리말123 편지'를 누리편지로 보내는 성 제훈 박사가 꾸미는 글 마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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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2017년 03월 31일 17시 56분에 남긴 글입니다.
비탈이 가파라서? 가팔라서?

안녕하세요.

아침에 비가 좀 내리더니 다시 봄볕이 나네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비탈이 가파라서? 가팔라서? - 성기지 운영위원

봄볕이 산자락을 다사롭게 어루만지는 계절이 되자 등산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요즘 산에는 언 땅이 녹으면서 틈이 생겨 바위가 굴러 내릴 위험이 크다고 한다. 비단 바위뿐만 아니라 비탈진 곳도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하겠다. 비탈이 심한 곳에 가보면 “이곳은 가파라서 위험하니 주의하십시오.” 하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가파르다’는 말은 ‘가파른, 가파르니, 가파르고’ 들처럼 쓰이지만, ‘가파라서’라고 하면 어법에 맞지 않다. 이때에는 “이곳은 가팔라서 위험하니 주의하십시오.”처럼, ‘가팔라, 가팔라서’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그렇다고 “경험이 모잘라서 위험한 길로만 다녔다.”처럼 ‘모잘라서’라고 말하는 이가 없기를 바란다. ‘가파르다’는 ‘가팔라서’로 쓰이지만 ‘모자라다’는 ‘모자라서’로 쓰인다. “경험이 모자라서 위험한 길로만 다녔다.”로 해야 바른 말이다. 그러니 어느 날 드라마에서 우연히 들었던 대사 “이만큼 했는데도 아직 모잘라?”는 “이만큼 했는데도 아직 모자라?”로 말해야 한다.

이와 비슷한 예로 ‘머무르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준말인 ‘머물다’도 표준말이기 때문에, 가끔 “천왕봉 부근 대피소에 잠시 머물었다.”처럼 ‘~에 머물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드물다’가 ‘드물었다’로, ‘아물다’가 ‘아물었다’로 쓰이는 것과는 다르다. ‘머물다’의 본디 형태가 ‘머무르다’이므로, 이때는 ‘머물었다’가 아니라 ‘머물렀다’라고 해야 맞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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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권㉨1967-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