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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원 2013년 03월 27일 14시 32분에 남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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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도 한글로 서명한 화가 이중섭

'유화'를 그리는 화가를 우리는 흔히 '서양화가'라고 부른다. 그들은 그림 그리기를 마치고 이름을 어떻게 적을까? 대부분 영문자로 이름을 쓴다. 이런 말을 고교생인 딸에게 하니, "자기 나름 아닐까?"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무의식 중에 뭔가 있어 보이게 하려고 그러는 게 아닐까?"라고 덧붙인다. 과연 서양화니까 그린 사람 이름도 서양식으로 적는 것일까?

일본 식민지 시대에는 영문으로, 광복 뒤에는 한글로만 이름을 적은 화가가 있다. 광복 뒤 외국에서 열린 숱한 전시회에서도 늘 전시할 기회가 많았지만 한 번도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화가는 박수근이다. 또 다른 어떤 화가는 자신의 이름을 줄곧 영문자로 썼지만 식민지 시대에는 일본인의 발음으로, 그 후에는 미국식 표기로 적은 경우도 있다. 이런 사례들을 우리의 화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 필자로서는 마음이 평탄할 수 없다.

이런 착잡한 상태를 벌써 오래전에 극복한 이가 있었다. '서양화가'가 아닌, '유화가' 이중섭이다. 이중섭은 이름난 우리의 화가 중 한 명으로 필자가 평전도 쓰고, 청소년은 물론 유아용 책까지 두루 만든 바 있다. 나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온전하게 이룩한 미술가로서 그를 존중한다. 그는 결코 현실을 벗어난 예술지상주의자가 아니라 실로 진실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다. 또한 우리글과 말에 남다른 조예를 지닌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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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권㉨1967-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동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