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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 2015년 08월 03일 01시 43분에 남긴 글입니다.
주시경 조선어문법 서문

-주시경(1909), <조선어문법(朝鮮語文法) 서(序)>- 민족문학사연구소 편역(2000),『근대계몽기의 학술.문예사상󰡕, 소명출판, 58-59면.
우주자연의 리(理)로 지구가 만들어지매 그 면이 바다와 육지로 나누어지고, 육지면은 강해,산악,사막으로 각기 구역을 경계짓고 인종도 이를 따라 지역마다 같지 않으며 그 언어도 각기 다르니, 이는 하늘이 그 구역을 각기 나누어 한 경계의 땅에 한 종류의 인간을 낳고, 한 종류의 인간에 한 종류의 언어를 말하게 함이라. 이 때문에 하늘이 품부한 성품을 좇아서 그 지역에 그 종족이 거주하기 적당하여 그 종족이 그 언어를 말하기 적당하여 천연의 사회로 국가를 이루어 독립이 각기 정해지니, 그 구역은 독립의 기반이요 그 종족은 독립의 본체요 그 언어는 독립의 성품이라. 이 성품이 없으면 본체가 있어도 그 본체가 아니요 기반이 있어도 그 기반이 아니니, 그 국가의 성쇠도 언어의 성쇠에 달려 있고 국가의 존망도 언어의 존망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고금천하에 여러 나라가 각각 자국의 언어를 존숭하며 그 언어를 기록하여 자기 문자를 각각 제정함이 모두 이를 위한 것이다.
우리 조선은 아시아주 동방의 온대지역에 위치하여 북으로 영명한 장백산이 빼어나고 동.서.남으로 온화한 삼면의 바다가 둘러싼 반도이니, 옛날에는 장백산이 중앙이요 북쪽으로는 만주벌판을 차지하였고 그 나머지 삼면은 곧 동.서.남해다. 하늘이 이 구역을 경계짓고 우리 인종의 시조를 낳고 그 소리를 부여하매, 이 지역에서 이 인종이 이 소리를 말하여 언어를 만들고 그 언어로 사상을 서로 전달하여 장백산의 사방으로 뻗은 강역에  번성하더니 허다한 시대를 경과하여 단군 성인이 개국하신 이래로 신성한 정교를 사천년 동안 전하니 이는 천연특성의 우리 조선어다. 세종께서 하늘이 낳으신 대성인으로 조선어에 상응하는 문자가 없음을 우려하여 조선문 28자를 친히 제정하시매 글자는 간결하고 음성이 두루 갖추어져 있어 바꾸어 기록으로 전환하여 쓰는데 있어 통하지 않음이 없니 이는 천연특성의 우리 조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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